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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닛의 ‘확장’, ‘TIL 바이오마커’ PD-1시장 침투전략은
작성자 | 관리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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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22-08-10 | 조회수 | 2,771 |
출처 | 메디칼업저버 | ||
원문 | http://www.biospectator.com/view/news_view.php?varAtcId=16823 |
바이오스펙테이터 김성민 기자
병리조직 기반 AI 바이오마커 개발, 면역항암제→표적항암제 플랫폼으로의 확장..글로벌 상업화 파트너사 가던트헬스와 진행 현황은?..단기 마일스톤과 중장기 비전은?

▲옥찬영 루닛 종양학부문 최고의학책임자(CMO) 인터뷰 진행 현장
글로벌 의료 인공지능(AI) 진단회사로 기반을 다진 루닛(Lunit)이 이번엔 암조직에서 종양침투림프구(tumor-infiltrating lymphocytes, TIL)를 정량하는 새로운 AI 바이오마커로 면역관문억제제를 처방받지 못하는 50%의 시장을 침투하기 위해 나선다. PD-1, PD-L1 면역관문억제제 개발 경쟁은 현재 진행형이다. 면역관문억제제가 첫 출시되고 8년만에 전체 암종의 약 절반에 걸쳐 처방되고 있지만, 면역관문억제제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환자도 여전히 절반이다.
루닛이 내세우는 키워드는 병리조직내(환자의 암 조직) 약물반응을 예측하는 AI 바이오마커다. 아직까지 치료제 분야에서 AI 바이오마커는 없는 개념이다. 이렇게 생각하면 쉽다. 전세계 탑 의약품이자 면역관문억제제 시장에서 후발주자와 큰 격차를 벌리고 있는 PD-1 항체 ‘키트루다(Keytruda, pembrolizumab)’ 개발사인 미국 머크(MSD)는 바이오마커를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빅파마 중 하나다. 바이오마커를 기준으로 본다면 키트루다는 크게 5개 PD-L1 양성 암종에서 처방된다. 여기서 한발짝 더 나아가 키트루다는 암종과 상관없이 MSI-H/dMMR(2017년 허가) 또는 종양변이부담(TMB, 2020년 허가)이라는 2가지 바이오마커 모두로 처방될 수 있는 유일한 면역항암제이다.
루닛이 벤치마킹하는 전략은 궁극적으로 암종과 상관없이 AI로 암조직내 ‘면역활성 표현형(inflamed immune phenotype, IIP)’ 바이오마커를 기반으로 면역항암제를 처방할 수 있는 환자를 찾겠다는 것이다. 동반진단(companion diagnostics, CDx) 개념의 AI 바이오마커이다. 그런 면에서 올해는 루닛이 기존의 ''''영상진단에서 치료제진단 분야로'''' 넓혀가는데 중요한 해이기도 하다.
그 시작점으로 루닛은 올해 저널오브클리니컬 온콜로지(JCO, IF=44.54)에 AI 바이오마커가 PD-L1 발현과 상관없이 폐암에서 면역관문억제제의 반응률을 예측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로서의 가능성을 발표했다. 이어 6월 미국 임상종양학회(ASCO)에서 IIP 바이오마커가 폐암을 넘어 16개 암종까지 면역관문억제제 약물반응을 예측할 수 있다는 초기 연구결과를 내놨다.
또다른 한 축으로의 움직임도 시작됐다. AI로 암조직에서 특정 단백질 발현에 대한 바이오마커 개발이다. 올해 ASCO에서 하이라이트는 단연 HER2 저발현(low) 유방암이라는 새로운 진단 분류에서 아스트라제네카와 다이이찌산쿄의 HER2 ADC ‘엔허투’가 고무적인 효능을 보인 결과였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비판의 목소리도 있었는데 HER2 low라는 분류가 생물학·임상적으로 의미가 있는가, 치료 현장에서 이를 구분하기가 모호하다는 것에 대한 우려였다. 루닛은 그전부터 엔허투의 임상 결과를 지켜보고 있다가, 같은 ASCO 발표 현장에서 이러한 진단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AI 기반 HER2 분석솔루션 초기 결과를 첫 공개했다.
지난 3년동안 연구개발이 축적된 성과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그 시작점으로 2019년 9월 옥찬영 루닛 종양학부문 최고의학책임자(chief medical officer, CMO)가 합류하면서 암 환자의 치료반응을 예측하는 AI 바이오마커 연구에 본격적으로 진행됐다.
옥찬영 CMO는 바이오스펙테이터와의 인터뷰에서 “(루닛에 조인하기 전) 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에 진료교수로 있으면서 면역항암제가 모든 환자를 치료하기 어렵고, 일부 환자만을 치료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과연 어떤 환자를 골라야 하는가에 대한 니즈(needs)가 있었다”며 “그 문제를 유전체 등 여러가지 방법으로 풀어가려고 했지만 쉽지 않았다. 그러던 중 병리 이미지에서 면역세포를 보는 것이 좋은 방법이라는 판단이 들었고, 루닛 멤버들에게 AI 기술 소개를 듣다가 이 방향에 적용해보면 재밌게 풀리겠다고 생각해 합류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병원에서 환자를 진료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좀 더 큰 영역에서 변화를 줄 수 있는 방법이 새로운 바이오마커를 찾는 것이고, 바이오마커가 새로운 약제를 개발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AI 바이오마커, 왜 병리조직?
이러한 결정은 그가 그동안 밟아온 길을 고려하면 의외의 선택처럼 비춰지기도 한다. 옥 CMO는 종양내과 전문의이자 서울대의대 중개의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이후로 메드팩토(Medpacto) 임상개발총괄자(CMO) 등으로 있으면서 TGF-β 저해제 임상개발도 진행한 경험이 있다. 이후 환자에게 약을 처방하는 혈액종양내과에 진료교수로 있었다. 그런면에서 면역항암제 병용투여 신약 개발이라는 선택지 대신, 병리(암 조직) 또는 진단이라는 선택지를 택한 생각이 궁금하다.
옥 CMO는 “암 연구를 해오면서 암 자체의 원인이나 모든 데이터가 조직에 녹아있다. 2000년대초부터 연구자들은 DNA, RNA 유전제 수준에서 암을 이해하고자 했다”며 “다만 세포독성항암제는 바이오마커에 대한 니즈가 별로 없었고, 표적항암제는 대부분 유전체적인 접근법을 해결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옥찬영 루닛 종양학부문 최고의학책임자(CMO) 인터뷰 진행 현장
그러다가 PD-1, PD-L1 면역항암제가 나오면서 약물반응률을 높이기 위한 예측 바이오마커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했으며, 많은 제약사가 암조직의 종양미세환경내 실시간으로 발현하는 RNA 프로파일을 분석하는 접근법을 시도했다. 대표적으로 머크는 18개 유전자의 RNA 발현프로파일(gene expression profile, GEP)을 분석해 종양내 T세포가 침투한 정도(inflamed T cells)를 새로운 바이오마커로 개발하고자 했다.
그러나 번번이 실패에 부딪히고 만다. 논리적으로는 좋은 접근법이지만, 크게 2가지의 한계점이 있었다. 첫째, 현실적인 이유로 진료현장이나 임상시험 현장에서 RNA를 분석할 만큼 상태가 좋은, 충분한 양의 조직을 얻는 것이 어렵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RNA가 분해되면서 정보가 훼손된다. 수많은 RNA 발현정보가 있다보니 표준화 과정도 어렵다. 둘째, 면역항암제는 특히 종양미세환경내 암세포 뿐만 아니라 이를 둘러싸고 있는 기질(stroma)를 같이 고려해야하는데 눈으로 보지않는 이상 정확한 판독이 어렵다. 지금 단계에서는 RNA 정보만으로는 면역항암제 치료반응을 예측하기 어렵다는 쪽으로 무게가 실려있다.
옥 CMO는 “면역항암제는 당시 기술로는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없으며, 새로운 방향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좀더 실현가능한(practical) 접근법으로 병리과에서 고정(fixation) 과정을 거쳐 손상이 없는 조직 슬라이드 단계에서 바이오마커 분석을 해야한다고 생각했다. 다만 병리조직 이미지 정보가 방대하고 세밀해 병리학자가 객관적, 포괄적으로(comprehensive) 이해하기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고민 중에 AI라는 키워드가 눈에 들어왔다. 그는 루닛에 합류한 이후 지난 3년 동안 병리조직에서 AI 바이오마커를 발굴하기 위한 데이터 규모를 늘려갔으며, 국내기관 뿐만 아니라 미국 노스웨스턴대, 스탠포드대학병원 등 국내외 다기관으로 데이터를 확장해나갔다.
루닛은 내부적으로 면역항암제 AI 바이오마커를 완성해 가면서, 또다른 한축으로의 움직임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1년 사이 HER2와 같이 표적치료제 약물반응 예측을 분석하는 AI 바이오마커 프로젝트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AI 바이오마커 ‘면역항암제’ 플랫폼
Lunit SCOPE 플랫폼은 먼저 면역항암제에 포커스해 개발됐다. 가장 앞서가는 프로젝트가 암 조직 슬라이드의 종양미세환경내 종양침투림프구(TIL) 바이오마커를 측정하는 Lunit SCOPE IO(immuno-oncology)다. 내부적으로 이러한 TIL 바이오마커는 99% 완성됐다고 판단하고 있고, 마지막 미세조정(fine tuning) 단계에 있다.
Lunit SCOPE IO는 기존에 면역항암제 대상이 되지않는 환자를 타깃한다. 면역관문억제제를 처방하지 못하는 암종이나, 허가는 받았지만 PD-L1 양성 환자에게만 처방하는 곳에서 Lunit SCOPE IO로 면역항암제를 투여받을 수 있는 환자를 찾아 시장을 열어가는 전략이다.
메커니즘은 다음과 같다. 기본적으로 암조직에서 종양침투림프구(TIL)는 PD-L1과 생물학적 연관성을 가진다. 종양내 돌연변이나 종양화를 유도하는 바이러스가 들어오면, 이를 알리는 핵심 신호전달로 종양내 인터페론 감마 시그니쳐(IFN-γ signature)가 올라가면서 PD-L1 발현이 높아지고, PD-1을 발현하는 T세포가 종양부위로 몰려들게 된다. 또한 대식세포(macrophage)와 수지상세포(dendritic cell, DC)에서도 PD-L1 발현이 늘어나는 등 전반적인 PD-1/PD-L1 시그니쳐가 높아지는 것이다. 이에 따라 PD-L1 과발현은 종양내 IFN-γ 매개 염증반응이 일어났다는 것을 의미하고, PD-1/PD-L1 시그널링을 억제함으로써 T세포 항암 효능을 기대할 수 있다. 그렇다보니 PD-L1이 발현이 높은 조직일수록 TIL도 같이 올라갈 확률이 크다.
그럼에도 면역시스템은 매우 복잡해 PD-L1이 종양미세환경을 정확하게 반영하지 못하는 측면도 있다. 옥 CMO는 “가장 크리티칼한 부분은 기질(stroma) 부분으로 IFN-γ 시그니쳐가 아무리 높다고 하더라도, 기질 장벽이 있으면 T세포와 종양세포가 공간적으로 상호작용하기 어렵다”며 “TIL 분석에서 면역결핍(immune desert)이나 면역제외(immune excluded)로 분류되는 경우”라고 설명했다.
IFN-γ 시그니쳐 외에도 항암제 내성을 일으키는 상피중간엽전이(EMT) 기전에 따라 PD-L1이 높아질 수 있는데, 이때도 PD-1 치료반응률이 낮아진다. 이 역시 PD-L1은 고발현하지만 막상 TIL을 분석하면 면역제외 또는 면역결핍으로 분류되는 경우다. 루닛은 TIL을 분석하는데 공간적 정보를 고려해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자 하며, PD-L1과는 다른 방향에서 접근했기 때문에 상호보완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러한 아이디어는 Lunit SCOPE IO 개발 과정에 그대로 반영됐다. AI 바이오마커는 2가지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다. 먼저 암조직에서 특정 바이오마커를 분석하는 AI 모델을 정확하게 만들고, 이렇게 만들어진 AI 모델에 데이터 값을 넣어 임상적 입증을 진행하게 된다.
특히 병리학 분야의 경우 AI 모델을 만드는데, 표준화된 기준이 없다는 점이 개발에 어려움을 더한다. 옥 CMO는 “앞서 제품개발을 진행한 엑스레이, CT 같은 영상의학 플랫폼은 이미 데이터를 판독하는 방식이 표준화돼 있어 암의 유무, 또는 좋은/나쁜 병변을 정확하게 판독하기 위해 AI 모델을 고도화시켜나가는 과정(ground truth)이 상대적으로 어렵지 않다”며 “그런데 암 조직 슬라이드 안에는 수만개의 암세포들이 있고, 이를 일일이 정량하기 보다는 암조직 표면이 거칠다는 식으로 판독해왔다”고 설명했다.
루닛이 AI 모델을 만드는 과정을 보면, 암조직 슬라이드(H&E WSI)에서 세포타입(암세포/면역세포)에 따라 각 점을 데이터 값으로 지정하는(annotation) 작업과 조직타입(암조직/기질) 영역을 나누는(segmentation) 작업이 같이 진행된다. 이때 3명의 병리학자가 각각 슬라이드를 판독한 결과를 논의해나가면서 정확성을 높여나가며, Lunit SCOPE 개발을 위해 국내외 100여명의 병리학자가 참여하고 있다. 이후 딜러닝(deep-learning) 기반의 AI 모델을 트레이닝해나가는 과정을 거치게 되며 여기에 내부인력 40~50명이 포진해 있다.
이렇게 만들어진 Lunit SCOPE IO는 암 조직에서 TIL을 공간적으로 분석해 ▲면역활성(inflamed) ▲면역제외(immune-excluded) ▲면역결핍(immune-desert) 등 3가지 면역 표현형(IP) 등 3가지 타입으로 나눈다. 면역형질에 따라 면역항암제에 대한 치료 반응이 다를 것으로 예측한다. 루닛은 Lunit SCOPE IO를 기존의 임상 데이터에 적용해 후향적 연구(retrospective study) 방식으로 임상적 유용성을 확인한 개념입증(proof-of-concept) 결과를 발표해오고 있다.
주요 결과로 루닛은 올해 3월 JCO에 면역관문억제제를 투여받은 비소세포폐암(NSCLC) 환자 518명의 조직샘플(삼성서울병원, 분당서울대병원 데이터)에서 Lunit SCOPE IO을 적용해 면역형질에 따라 임상적 이점을 더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는지 테스트했다. 면역관문억제제를 단독투여받은 환자 데이터셋을 Lunit SCOPE IO가 분류한 면역형질에 따라 분석한 결과 표현형(inflamed immune phenotype, IIP)에서 다른 2가지 타입 대비 전체반응률(ORR), 무진행생존기간(PFS), 전체생존기간(OS)이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개선되는 것을 확인했다.
이어 IIP+가 예후가 바이오마커가 아닌 면역관문억제제 예측 바이오마커라는 것을 알아보기 위해 1차 치료제 세팅에서 백금기반 화학항암제를 단독투여받은 환자 데이터셋을 분석했다. 만약 화학항암제만을 투여받은 환자에게서도 면역타입에 따라 임상적 이점이 달라진다면, IIP+를 예후 바이오마커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 분석 결과 화학항암제 투여 그룹에서는 면역형질에 따라 ORR, PFS 차이는 없었으며, OS 지표는 IIP+ 그룹이 수치적으로 긴 경향이 보였지만 통계적 유의서은 없었다(36.2 vs 22.9 vs 20.9개월). 즉 루닛의 TIL 바이오마커가 예후 바이오마커가 아닌 면역항암제 이점을 예측하는 바이오마커로서 역할을 할 가능성을 보여주는 데이터이다.
▲JCO 주요 결과, 출처: 루닛 제공
연구팀은 TIL 바이오마커가 기존의 PD-L1를 보완할 수 있는지까지 봤다. PD-L1 발현을 측정하는 점수(TPS)는 50% 이상은 면역관문억제제 반응을 잘 예측하지만, 상대적으로 발현이 낮은 TPS 1~49% 그룹에서는 약물반응 예측 정확도가 떨어지는 한계점이 있다. 이에 TPS 1~49%에서 TIL 바이오마커가 임상적 이점을 더 잘 예측할 수 있는지 평가했다. 그 결과 PD-L1이 역할을 잘 수행하지 못하는 TPS 1~49% 그룹에 TIL 바이오마커를 적용하자 IPP+ 그룹에서 다른 면역결핍·제외 그룹 대비 PFS를 더 잘 예측한 것을 확인했다(4.0 vs 2.1개월, HR=0.54, p=0.001). 또한 TPS 1~49% 그룹에서 Lunit SCOP IO가 PD-L1 대비 면역반응에 대한 예측 정확도(AUROC)가 더 높은 것을 확인했다(0.7609 vs 0.5561, p<0.05). 다만 OS 지표에서 면역형질에 따른 차이는 없었다.
루닛은 이 결과에서 한 발짝 나아가, 적응증 확대 가능성도 봤다. 폐암에서 나아가 고형암종 전체에서 TIL 바이오마커를 적용할 가능성을 검증했다. 올해 ASCO 2022에서 발표한 결과로 16개 암종에 걸쳐 암 환자 1806명의 조직샘플(17849개)을 Lunit SCOPE IO로 분석한 결과 ORR 지표에서 IIP+와 IIP- 그룹 사이의 유의미한 차이가 났다(26.0% vs 15.8%, p<0.001). PFS 지표에서도 IIP+ 그룹에서 IIP- 대비 환자의 병기가 진행되거나 사망할 위험을 34% 낮춘다는 분석이 나왔다(9.0 vs 5.3개월, HR=0.68, p<0.001). 또한 전체 데이터에서 비소세포폐암(909명) 환자를 제외하고서도 여전히 임상적 이점을 가졌다.
▲ASCO 2022 포스터 발표자료
결과적으로 Lunit SCOPE IO는 암조직에서 TIL을 공간적으로 분석해 PD-L1과 상관없이 면역항암제에 반응할 수 있는 환자를 찾는 제품으로 개발하고 있다. 옥 CMO는 “Lunit SCOPE IO가 암종과 상관없이 모든 암종에서 적절한 예측을 하는 바이오마커로 사용하고자 하며, AI 모델을 개발할 때 각 암종에서 일관된 정확도를 가지도록 최적화했다”고 설명했다.
면역항암제 동반진단(CDx) 제품으로 개발하기 위한 전향적(prospective) 임상시험도 준비하고 있으며, 이와 관련해 FDA와 논의 중이다. 전향적 임상이란 환자 스크리닝 단계부터 바이오마커 유무 판별에 따라 양성인 환자만을 대상으로 약물을 테스트하는 것을 뜻하며, 규제당국에서 더 높은 수준의 근거자료를 요구하게 된다. 아직까지 신약 임상에서 AI 바이오마커를 보조 또는 동반진단 바이오마커로 사용한 예는 없다.
진단영역에서 확장성도 기대된다. 루닛은 TIL 바이오마커가 면역항암제 단독투여 뿐만 아니라 PD-(L)1 병용투여에도 적용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번달 클리니칼 캔서리서치(Clinical Cancer Research)에 게재된 연구 결과에 따라면 옵디보와 화학항암제 ‘젬시타빈’을 투여받은 비인두암 환자의 조직에 TIL 바이오마커를 적용하자 IIP+ 그룹에서 PFS가 개선된 결과를 확인했다. 비인두암은 PD-L1이 바이오마커 역할을 하지 못하는 암종으로 TIL 바이오마커 적용 가능성을 보여주는 연구 결과이다.
향후 면역항암제의 치료 방침을 개선하는데도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본다. 비소세포폐암에서 PD-L1을 50% 이상 발현하는 경우 키트루다 또는 키트루다+화학항암제 병용투여 옵션이 있다. PD-1 항체에 화학항암제를 더할 경우 치료할 수 있는 환자 숫자는 늘어나지만, 독성으로 오히려 치료기간이 줄어들 우려도 있다. 이에 TIL 바이오마커로 화학항암제를 처방하지 않아도 되는 환자를 선별하는 접근법이다. 유방암 예후를 예측해 수술후 화학항암제 치료 여부를 결정하는 온코타입 DX(Oncotype DX)과 같은 컨셉이다.
표적항암제 플랫폼으로 확장..7개 프로젝트 진행
루닛이 면역항암제 예측 AI 바이오마커에 이어 앞으로 집중하는 또다른 영역은 표적항암제 분야이다. 면역조직화학(IHC) 슬라드에서 볼 수 있는 세포막 단백질을 정량적으로 측정하는 AI 모델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Lunit SCOPE HER2를 포함해 7개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옥 CMO는 “최근 1~2년 항체약물접합체(ADC), CAR-T, T세포 인게이저(T cell engager) 등 표적치료제 기술이 급성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환자의 조직상에서 특정 바이오마커 발현양을 정확하게 평가하는 것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앞으로 Lunit SCOPE 면역항암제 영역만큼 중요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루닛은 내부에 업계동향을 파악하는 팀에서 빅파마의 임상결과를 추적하는 팀이 있어, 6개월에서 1년 정도를 앞서 유망한 타깃을 선정하고 있다. 현재 표적치료제 AI 모델을 개발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3~4개월로, 데이터와 노하우가 쌓여가면서 속도가 점점 단축될 것으로 예상한다. 루닛이 표적치료제 AI 플랫폼으로 첫 공개한 Lunit SCOPE HER2도 ADC가 HER2 low에서 긍적적인 결과를 낼 것으로 예상했고, 올해초부터 개발에 속도를 내 ASCO에서 데이터를 선보일 수 있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ASCO 2022에서 HER2 low 환자를 새롭게 정의, HER2 low 전이성 유방암 환자에게 엔허투를 투여해 기존치료제 대비 환자의 병기진행 또는 사망위험을 절반 줄였으며, 전체생존기간(OS)EH 6개월 이상 개선시켰다. 이 결과로 엔허투는 신약검토에 들어간지 11일만에 시판허가 승인을 받으면서, HER2 시장을 재정의했다. 또한 이전까지 HER2 표적치료제를 받을 수 있는 환자는 기존 HER2 양성 10~15%였지만, 엔허투 시판허가로 HER2 low가 포함되면서 약 60~75%까지 확장됐다.
이제 엔허투 처방대상이 된 HER2 low는 새로운 기존에 HER2 음성이라고 판별됐던 타입이다. 구체적으로 IHC1+ 또는 IHC2+/ISH-를 의미하며, 전체 유방암 환자의 약 50%를 차지한다. HER2 양성은 IHC3+ 또는 IHC2+/ISH+로 정의되며 전체 유방암 환자의 약 15%에 해당한다.
문제는 HER2 IHC3+ 또는 IHC0 병리학자 판독일치율은 높지만, HER2 Low에 속하는 IHC1+ 또는 IHC2+ 판독은 병리학자에 따른 차이(interobserver variation)가 높다는 것이다. 즉 병리학자의 진단에 따라 여전히 HER2 low가 양성/음성 결과가 달라져, 환자가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할 우려가 있다.
이러한 한계점을 극복하기 위해 루닛은 HER2 발현 정도를 1~2 사이의 ‘1.7, 1.03’과 같은 구체적인 숫자로 판독한다. 암세포에서 발현하는 HER2를 측정하고 이외 조직에서 발현하는 경우는 제외해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향후 AI는 조직 이미지에서 세부적인 발현까지 잡아낼 수 있기 때문에 HER2 음성이라고 판별된 환자에게서도 추가 환자를 찾을 수 있다고 예상하고 있다.
루닛이 올해 ASCO에서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병리학자가 유방암 조직에서 HER2 IHC 결과를 판독할 때 AI 모델을 이용할 경우, 병리학자 사이의 판독 일치율을 높일 수 있다. 결과적으로 Lunit SCOPE HER2를 적용하면 엔허투와 같은 표적 치료제가 치료가능한 정확한 컷오프(cut-off)를 찾아, 치료 가능한 환자를 확장해나갈 수 있다는 컨셉이다.

▲Lunit SCOPE HER2 발표내용, ASCO 2022
그러면 글로벌 AI 바이오마커 개발사와 비교한 경쟁우위는 뭘까? 루닛의 차별성은 ‘선택과 집중’, ‘데이터 발표’가 키워드이다.
병리학 분야에서 AI 바이오마커 플랫폼을 만드는 일은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일이며, 제약사가 신약을 개발하면서 병렬적으로 진행할 수준의 일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병리학 분야의 경우 빅파마가 내부 임상병리 데이터를 풍부하게 갖고 있어 직접 개발을 진행하는게 유리하게 보일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GE헬스케어, 후지필름, 필립스 등 글로벌 의료기기 회사가 기기로 촬영 이미지를 분석하는 툴로 루닛인사이트(Lunit INSIGHT) 솔루션을 이용하는 것과 비슷하다.
옥 CMO는 “단편적인 예를 보면 루닛소코프 IO를 개발하는데 슬라이드 1만6000장이 들어갔는데, 제약사가 만든 AI 모델은 150장 정도만 학습을 했다”며 “데이터 크기, 어노테이션 방식 등 어떻게 AI 모델을 만들어야할지에 대한 루닛의 아이디어가 이러한 빅파마보다 3~4년 앞서있다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루닛의 또 다른 강점은 데이터 발표이다. 지금까지 학회에서 발표한 건수만 150건 이상이며, SCI급 논문(IF 10점 이상) 발표 숫자도 10건 이상이다. 올해 ASCO에서만 11건의 포스터 발표를 진행했다. 이는 경쟁사인 패스AI(PathAI), 오우킨(Owkin) 등과 비교해도 확연히 많은 숫자이다.
옥 CMO는 “루닛은 기술측면 뿐만 아니라 빠르게 임상적인 증거가 쌓여가고 있다”며 “긍정적인 부분으로 경쟁 회사와 논의를 했던 빅파마가 최근 1년 사이에 계속적으로 컨택을 해오고 있다. 1~2년 안에 판도가 많이 바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AI 바이오마커 경쟁사 현황, 출처: 루닛 제공
글로벌 상업화 파트너, 가던트헬스
병리학 AI 바이오마커의 상업화 파트너는 미국 정밀의학 액체생검 대표회사인 가던트헬스(GuardantHealth)이다. 루닛은 지난해 7월 가던트헬스로부터 300억원 규모의 투자유치를 받으면서, Lunit SCOPE 모델에 대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당시 가던트헬스가 2011년 설립 이래 첫 투자한 것으로 업계에서 화제가 됐다.
옥 CMO는 “가던트헬스는 센트럴랩(central lab)을 갖추고 있어 조직을 처리하고 염색·스캔하는 과정 표준화를 잘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클리아랩(CLIA lab) 검증을 통해 실험실에서 분석한 Lunit SCOPE IO 결과가 일정한 결과물로 나올 수 있을 것이란 판단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루닛은 이미 가던트헬스의 CLIA 랩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Lunit SCOPE 모델 2개의 개발을 완료함에 따라 마일스톤을 받은 상태이다. 이후 가던트 제품에 AI 모델이 탑재되면 추가 성공 마일스톤을 받게 된다. 옥 CMO는 “Lunit SCOPE IO, PD-L1, HER2, ER, PR 등 AI 모델을 개발해 출시할 준비를 하고 있어, 올해 안에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향후 가던트헬스를 통해 글로벌 제약사·바이오텍과도 논의를 진전시켜나갈 계획이다. 현재 전임상부터 임상 초기, 후기 단계 등의 여러 에셋을 적용하는 것에 대한 논의를 진행중이다.
루닛은 가던트헬스와 파트너십이 향후 조기진단 영역으로도 확장성을 엿본다. 가던트헬스는 액체생검을 통한 유전체 정보로 대장암 등 조기진단 포토톨리오를 넓혀가고 있다. 루닛은 유방촬영술 영상에서 Lunit INSIGHT MMG 솔루션이 유방암 병변을 잡아내는 것 뿐만 아니라 정상으로 판별되는 환자에게서 향후 1~3년내 유방암이 발병할 위험이 있는 고위험군을 구별할 수 있다는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옥 CMO는 “가던트헬스의 액체생검 플랫폼과 루닛의 영상진단 솔루션에서 고위험 환자를 찾아내는 방식이 상보적으로 결합해 조기진단 모델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AI 바이오마커 ‘CDx 목표’..장기 비전
향후 1~2년내 가시화되는 마일스톤도 궁금하다. 옥 CMO는 “단기적으로 AI 바이오마커 모델의 임상적 이점을 보여주는 데이터를 쌓아가는 것이 중요하며, 표적항암제에 대한 AI 바이오마커 플랫폼을 다양한 학회에서 발표할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쌓인 데이터를 근거로 신약 후보물질을 제약사·바이오텍과 파트너십을 통해 루닛의 AI 바이오마커가 면역항암제와 표적항암제 등 약물의 치료반응을 예측하는 것을 입증하고, 중장기적으로 동반진단(CDx) 제품을 출시하겠다는 것이 목표이다. AI 바이오마커 분야에서 치료제 동반진단 분야의 대표 회사인 파운데이션메디슨(Foundation Medicine), 가던트헬스와 같은 모델이다.
여러가지 사업개발 모델도 구상중이다. 초기 신약 후보물질의 임상개발 성공률을 높이기 위한 신규 AI 바이오마커를 발굴해 라이선스아웃, 에셋에 대한 전략적 투자(SI)를 통해 리스크를 같이 분담해나가는 방식, 장기적으로는 약물 라이선스인 등까지 고려해볼 수 있다.
옥 CMO는 “루닛은 암을 정복하겠다는 비전을 갖고 있으며, 질병을 일찍 찾는 조기진단부터 정밀의학 분야까지 방향성을 제시하는 일을 할 수 있다고 본다”며 “내부적으로 유전체 연구도 시작했으며, AI 기술 자체가 의약분야에 두루 적용될 수 있기 때문에 여러 모달리티(modality)를 넓혀갈 것”이라고 말했다.

▲옥찬영 루닛 종양학부문 최고의학책임자(CMO) 인터뷰 진행 현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