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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IT헬스케어 플랫폼 경쟁중 부처간 벽 허물고 생태계 키워야"...정기택 한국보건산업진흥원장

"세계는 IT헬스케어 플랫폼 경쟁중 부처간 벽 허물고 생태계 키워야"...정기택 한국보건산업진흥원장 : 작성자, 카테고리, 등록일, 조회수, 출처,원문링크, 정보 제공
작성자 관리자 카테고리 기타
등록일 2015-01-30 조회수 7,9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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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IT헬스케어 플랫폼 경쟁중 부처간 벽 허물고 생태계 키워야"

정기택 한국보건산업진흥원장 

남도영 기자 namdo0@dt.co.kr | 입력: 2015-01-27 19:43
[2015년 01월 28일자 11면 기사]


사진=유동일기자 eddieyou@


■ 2015 새해 새 비전

"얼마 전 'CES(국제전자제품박람회) 2015'에 가서 보니 지금 당장 IT헬스케어 플랫폼을 만들지 않으면 금방 선진국의 속국이 되겠구나 싶었습니다. 다행히 우리에겐 선진국도 갖지 못한건강보험 빅데이터가 있습니다.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당장 같이 갔던 팀들과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논의했고, 다른 부처들을 설득하기 위한 자료도 만들고 있습니다."

지난 21일 오후, KTX를 타고 서울로 올라온 정기택 한국보건산업진흥원장의 손에는 태블릿PC가 들려 있었다. 그는 업무차 KTX를 타고 서울로 이동할 때도 태블릿PC로 관련 기사와 자료들을 챙긴다고 했다. 지난해 3월 진흥원의 수장이 된 정 원장은 한시도 쉴 틈 없이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국내외 보건산업 환경이 잠시도 눈을 떼기 힘들 정도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고, 그만큼 챙길 일도 많기 때문이다. 

정 원장 취임 후 지난 10개월간 국내 보건산업은 연이은 해외 진출 성과를 얻어냈다. 한국을 대표하는 대형 종합병원들이 중동과 중국 등 해외 진출에 성공했고, 한국 의료의 우수성을 경험하기 위해 국내에 들어온 외국인 환자는 연간 25만명을 넘어섰다. 제약업계는 중남미 등 신흥국으로 해외 진출 보폭을 넓혔고, 사우디에 직접 제약단지를 설립하기로 했다. 좁은 내수 틀 안에 갇혀 있던 국내 보건산업이 본격적인 글로벌 시대를 열어가고 있는 것.

하지만 정 원장은 이런 성과는 이미 과거 노력의 결실일 뿐, 지금부터가 정말 중요한 '변곡점'이라고 지적했다. 전 세계 국가와 기업들의 경쟁이 치열하게 불붙고 있는 'IT헬스케어 플랫폼' 등 기술혁신 경쟁에서 뒤처지면 산업이 다시 내리막을 걸을 수밖에 없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정 원장은 지금이야말로 규제와 부처 간 칸막이에 둘러싸인 국내 보건산업의 한계를 허물고, 우리의 강점을 살린 '건강경제'를 실현해 상승곡선을 만들 때라고 강조했다.

대담=안경애 생활과학부 부장

-지난해 원장으로 부임한 첫해부터 진흥원의 성과가 좋았다.

"'운칠기삼'이란 말이 맞는 것 같다. 그동안 진흥원에서 노력해왔던 일들이 지난해 성과로 많이 나왔다. 아랍에미리트연합(UAE)과의 정부 간 환자 송출 계약으로 작년에만 약 850명의 현지 환자가 한국에 왔고, 이를 통한 의료 수익이 800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이들 가족이 쓰고 간 돈을 합치면 적게는 3배, 많게는 5배까지 수익이 늘어난다. 해외환자 유치로 벌어들인 공식적인 누적 수익이 올 4월이면 1조원을 돌파할 것이다.

제약 분야에서는 사우디 제약단지 설립과 중남미 규제 조화 등 성과가 있었다. 이제 국내에서 의약품을 허가하면 에콰도르에서도 자동으로 일주일 만에 허가가 난다. 최근 페루 보건부 장관도 방문해 이 같은 논의를 했다. 또 연구개발(R&D) 성과도 수출하는 시대가 됐다. 삼성서울병원의 아바타 시스템과 가천대 길병원의 뇌과학 연구 등 정부 투자가 들어간 R&D 사업들이 상대국에 통째로 수출될 전망이다. 지금 계약이 진행 중인데, 상반기에는 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병원 수출 성과가 눈에 띈다. 올해도 성과가 기대되는가.

"지난해 서울대병원과 서울성모병원 등의 중동 진출을 시작으로 올해는 글로벌 진출이 더 많은 국가와 다양한 영역으로 확산될 것으로 기대한다. 의료서비스를 중심으로 제약, 의료기기, 병원정보시스템, 의료IT 등이 진출하고, 뒤를 이어 국가 의료시스템, 건강보험 IT시스템 같은 인프라도 수출될 전망이다. 현재 카타르에서 건강보험 심사평가 IT시스템 수출이 논의되고 있고, 오만 등에서 국민건강보험제도 설계를 컨설팅하고 있다. 이밖에 혈액관리 시스템, 예방접종 시스템같이 IT 기술을 중심으로 국가 정책과 인프라를 함께 수출하는 사례가 많이 나올 것이다. 특히 올해는 의료서비스와 제조산업이 동반 진출하는 'K-메디 패키지 전략'을 실현하기 위해 정부 차원의 체계적인 지원을 펼칠 계획이다."

-그동안 산업 발전의 큰 그림을 많이 그려오다 직접 현장에서 뛰고 있는데.

"사실 전 정부에서 미래기획위원으로 활동할 때는 주로 '왜 빨리 못하냐'는 비판을 많이 했다. 그런데 들어와서 보니 여러 불가피한 점이 눈에 띄었다. 예를 들어 중동사업 같은 경우 상대국에서 의사결정을 뒤집거나 이유 없이 지연시키기도 하는데, 밖에서 보면 이해가 안 되는 상황일 수 있다. 반면 우리 시스템이 나쁜 것도 분명 있었다. 

작년에 취임해서 3개월 만에 인사와 조직개편을 마쳤다. 일할 수 있는 사람으로 본부장들을 교체하고, 불필요한 조직은 없애고, 57개 정부 출연금 사업을 올해 34개로 통폐합했다. 정부 시스템을 전부 고칠 입장은 안 되지만 적어도 진흥원은 일 할 수 있는 여건으로 만들었다."

-헬스케어가 미래 먹거리라는 것은 모두 공감하는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발전해 가야 할 것으로 보는가. 

"CES에 가보니 오픈 헬스케어 플랫폼 기반의 비즈니스 개발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놀라웠다. 대표적으로 퀄컴은 PHR(개인건강기록)부터 센서형 웨어러블 기기까지 모두 연결하는 플랫폼을 만들고 있다. 이것은 이미 국가 간의 경쟁으로 치닫고 있다. 이미 의료기기는 중국보다 뒤처지고 있는데 플랫폼도 지금 우리가 못하면 금방 뒤처질 것이다.

우리가 이 경쟁에서 앞설 수 있는 기회는 건강보험을 비롯해 정부가 보유한 빅데이터에 있다. 가장 시급한 현안이 범부처 IT헬스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다. 영국이나 중국도 국민유전체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플랫폼을 만들고 있지만, 국민들이 평소에 어떤 의료행위를 하는지에 대한 데이터가 없다. 하지만 우리는 건강보험 빅데이터가 있기 때문에 여기에 붙이기만 하면 된다. 우리가 잘 만들면 아시아의 IT헬스를 이끌 수 있다. 또 미국이나 유럽 선진업체들이 한국을 테스트베드 삼아 R&D센터 등을 만들고 국내 기업들이 플랫폼 안에서 다양한 사업을 펼치면 산업 생태계도 크게 확대할 수 있을 것이다."

-주무 부처인 복지부뿐 아니라 다른 정부 부처들도 합심해 제대로 판을 키우고 생태계를 만들어야 할 시기다.

"미래부와 산업부에서도 평생 맞춤형 건강관리시스템, IoT 헬스케어 플랫폼 등 각각 100억원 이상의 과제를 추진하는데, 어찌 보면 선진국을 따라가는 전략이다. 그보다는 우리가 가진 건강정보 빅데이터의 강점을 활용한 플랫폼을 범부처 차원에서 구축해야 한다. 건강보험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웨어러블 디바이스와 자가건강관리 프로그램을 오픈 플랫폼으로 개발하고, 이를 활용해 국민들이 자기 건강을 스스로 책임지게 하면 건강 증진과 의료비 절감을 동시에 이룰 수 있다. 이후 건강보험 절감분을 다시 산업에 재투자해 건강정보 빅데이터를 활용한 헬스케어 융합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어 해외시장에 진출시키는 것이다. 이렇게 의료시스템과 경제가 함께 발전하는 선순환 모델이 바로 '건강경제'다."

-건강경제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추진할 계획인가.

"작년에 처음 건강경제 개념을 제시했다면, 올해는 건강경제 추진 원년으로 미래형 보건의료 R&D와 빅데이터, IT헬스를 활용한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는 등 구체적인 추진전략을 마련할 계획이다. 특히 건강경제 패러다임을 실현하기 위해 기술혁신을 통한 창업과 투자가 활발히 이뤄지도록 기반을 마련하고자 한다. 무엇보다 국내에서 가장 우수한 인재들이 모인 의료계에서 성공적인 창업사례가 나올 수 있도록 창업지원제도를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 예를 들어 첨복단지의 첨단 R&D 지원시설을 활용해 창업기업의 제품 개발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진흥원의 기술사업화 노하우와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창업기업이 필요로 하는 맞춤형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헬스케어 스타트업에 특화된 창업지원책을 구상하고 있다. 의료계에 워낙 실력 있는 사람이 많기 때문에 1년 이내에 크게 성공하는 기업 하나만 나오면 붐이 일어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과도한 규제가 보건의료 산업 성장을 가로막고 있다는 지적이 많은데.

"규제 완화에 대한 소모적 논쟁은 되도록 안 하려 한다. 다른 할 일이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 내부적으로 어떤 규제를 풀어야 할지 다 검토해 정리하고 있다. 특히 의료정보와 관련된 여러 규제에 대해 살펴보고 있다. 주로 개인 의료정보 보호에 대한 내용이 많다. 국내에서는 의료정보를 저장하는 클라우드 서비스가 아직 불가능하다. 어떻게 기술적으로 의료정보가 병원 담을 넘어 보관되고 활용될 수 있을지 검토하고 있다. 또 바이오제약 분야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나 셀트리온 등의 CMO(생산대행) 사업과 바이오시밀러 사업 등에서 앞으로 큰 시장 기회가 있을 것으로 보고 집중적으로 정책을 기획하고 규제를 풀려고 한다. 제약산업 5개년 종합계획의 일환으로 기획된 '바이오 파마 2020 전략'에 이런 내용이 담겨있다. 생각보다 규제 사항이 굉장히 많기 때문에, 생명윤리와 관련된 것부터 보험에서 어떻게 보장해줘야 하는지까지 다양하게 검토를 하고 있다."

-상당히 중요한 시기에 기관장을 맡았다. 올해 주요 목표는 무엇인가.

"산업 발전단계로 봤을 때 정말 중요한 시기에 중책을 맡은 것 같다. 학자로서 항상 관심 있었던 일은 산업의 진화단계에서 초기 산업이 주요 산업으로 바뀌는 데 이바지하는 것이었다. 올해부터 병원들의 해외 진출이 본격화될 것이고, 해외환자 유치 누적 수익이 1조원을 넘어서는 데 이어 다시 2년 안에 추가 1조원을 달성할 것이다. 

지금이 바로 보건산업이 주요 산업으로 도약하는 변화가 일어나는 변곡점이다. 변곡점 때 잘 받쳐주지 못하면 여러 문제가 생긴다. 우리나라에 가능성이 큰 산업이 많이 남아있지 않기 때문에 보건산업은 반드시 성공시켜야 한다. 기업에서도 더 투자할 수 있도록 하고, 특히 지금 시급한 IT헬스 플랫폼을 우리 강점을 잘 살려 추진해야 한다. 부담이 크지만 결국 사람이 하는 일이니 타 부처와도 협력하고 언론에도 적극 알려 나가겠다."

정리=남도영기자 namdo0@dt.co.kr

◇ 정기택 원장은 …

○ 약력

- 1986 서울대학교 인문대학 졸업

- 1988 미국 코넬대학교 경영대학원 졸업

- 1992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교 와튼스쿨 졸업

- 1994∼ 경희대학교 경영대학 경영학부 교수

- 2007∼ 병원경영학회 정책부회장

- 2001∼2002 미국 스탠퍼드대학교·미국 펜실베니아대학교 와튼스쿨 교환교수

- 2008∼2010 대통령 직속 미래기획위원회 위원

- 2011∼2013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전문위원

- 2011∼2012 보건복지부 보건의료미래위원회 의료산업분과 위원장

- 2014∼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원장

○ 수상이력

- 2001 한국보건행정학회 우수논문상

- 2005 경희대 경영대학 최우수강의평가교수

- 2007 제주특별자치도 명예도민

- 2008 경희대 대학원 최우수강의상

- 2011 보건복지부 장관 표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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