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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포인트파트너스 박수용 팀장] 투자 패러다임 변화에 따른 초기 의료기기 기업의 투자 유치 전략 및 향후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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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정태영
작성일 2025-12-22 조회수 47

투자 패러다임 변화에 따른 초기 의료기기 기업의 투자 유치 전략 및 향후 과제

(주)블루포인트파트너스

박수용 팀장

의료기기 투자 시장이 재편되고 있습니다


이제는 기술 뿐만아니라 규제 전략, 임상 근거, 제조 역량, 초기 매출 가능성까지 전주기적 역량이 필요하며, 초기 스타트업의 준비 수준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습니다


이러한 환경에서 의료기기 전문성을 갖춘 투자자로부터의 투자 유치 또한 기업 성장의 핵심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기고문은 이런 투자 패러다임의 변화 속에, 초기 기업이 새롭게 갖춰야할 투자 유치 전략, 투자자를 찾는 방법, 우리나라의 의료기기 전용 벤처펀드의 필요성을 다뤄보고자 합니다.

1. 의료기기 투자 패러다임 변화

의료기기 투자 시장은 지난 몇 년간 큰 패러다임 변화를 겪고 있습니다. 팬데믹 기간 동안 전 세계적으로 의료기기와 디지털헬스케어 분야에 대한 투자가 급증했지만, 

고금리와 지정학적 불확실성 등 외부 환경 변화 속에 투자 시장은 빠르게 원래의 자리를 되찾고 있습니다. 단순히 투자 규모가 줄어들었다기보다는, 투자자들이 기업을 보는 방식 자체가 바뀌고 있습니다. 

기술력과 시장 잠재력만으로도 초기 투자를 기대할 수 있었다면, 이제는 규제 전략, 임상 근거, 제조 파트너십, 초기 고객 확보 전략까지 포함한 종합적인 사업 역량이 초기 단계부터 요구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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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rces: JP Morgan Medtech Licensing and Venture Report(2025)  DealForma.com database. Federal Reserve Bank of St. Louis.>



이러한 변화의 흐름 속에서 최근 의료기기 투자 흐름은 양극화 현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투자자는 임상적 파급력(Clinical Impact)과 혁신성이 큰 분야에 선별적으로 투자하고 있습니다. 

기존 의료 현장의 미충족 수요(Unmet Needs)를 해결할 수 있는 AI 기반의 진단/치료 솔루션, 고난도 시술을 보조하는 수술용 로봇, 환자 맞춤형 정밀 의료 기술 등은 여전히 활발한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반면, 기존 제품 대비 뚜렷한 기술적 진보가 없거나 단순 개량형인 범용 의료기기들은 명확한 차별화 포인트와 구체적인 시장 침투 전략을 제시하지 못할 경우 투자 검토 대상이 되기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결과적으로 의료기기 투자 시장의 변화는 초기 스타트업에게 훨씬 높은 수준의 준비도와 실행 계획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기술은 우수하지만, 사업화 전략이 부족해 투자 유치가 좌절되는 사례는 이제 흔한 풍경이 됐습니다.


2. 초기 스타트업이 준비해야할 투자유치 전략

이러한 시장 변화 속에서 초기 의료기기 스타트업은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요? 먼저 기술개발과 시장진입 전략을 사업 초기부터 설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기술적 가능성을 증명하는 것 뿐만 아니라, 

제품이 어떤 규제 체계 안에서 분류되는지, 어떤 인허가 경로를 선택할지, 그리고 어느 시장에서 최초 매출을 발생시킬 수 있을지를 초기 단계에서부터 일관된 로드맵으로 제시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동일한 기술이라도 미국 510(k) 경로를 목표로 할지, 국내 허가와 신의료기술평가를 먼저 진행할지에 따라 요구되는 임상 디자인과 자원 배분 방식이 전혀 달라지게 됩니다.

 초기 기업이라 하더라도 이러한 규제, 임상, 시장 구조를 이해하고 있다는 점은 투자자의 신뢰를 얻는 출발점이 됩니다.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회사의 실행력을 입증할 수 있는 데이터 기반의 접근입니다. 의료기기는 안전성, 재현성, 사용성 등 임상적 특성을 객관적으로 평가해야 하므로, 기기의 기계적, 기술적 개념검증을 넘어 인체에 사용되었을 때도 

안전성과 유효성이 확보된다는 점을 데이터로 보여주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특히 시리즈A 단계 이상의 투자를 목표로한다면, 실험실 데이터가 아닌 실제 의료현장에서 반복적으로 적용된 리얼월드 데이터, 의료진 대상 사용성 평가, 실제 환자임상 등 

구체적이고 실증된 근거가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됩니다. AI 기반 의료기기라면 여기에 더해, 데이터셋 구성, 임상 환경, 워크플로우 변화 등으로 인한 편차를 해소하기 위한 반복적인 실사용 데이터가 필요합니다. 

초기 단계부터 병원과의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다양한 실제 사용 상황에서 기기의 성능과 안전성을 검증해 나가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투자를 준비하고 있다면 무엇보다도 투자자의 언어로 회사의 성과를 정량적으로 측정하고 지표를 설명하는것이 중요합니다. 단순 매출이나 사용자 수도 중요하지만, 명확한 마일스톤과 KPI의 달성 정도가 

곧 기업의 리스크, 핵심가치, 실행력을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핵심 지표가 됩니다. 투자자들은 매출 그 자체보다 계약 체결까지의 기간을 보여주는 ‘세일즈 리드타임’, 의료진이 제품을 지속적으로 사용하는지를 보여주는 ‘실사용률’, 

그리고 진료 시간 단축이나 인력 운영 효율화를 보여주는 ‘워크플로우 적합성’도 확인합니다. 결국 “우리 제품이 병원의 운영 비용을 절감하고 효율성을 높여주기에 재구매와 확장이 가능하다”라는 것을 구체적인 데이터로 입증할 때, 기업은 지속 가능한 성장이 가능하다는 설득력을 얻게 됩니다.


                                                        <초기 의료제품 사업화 참고 지표 >

구분

SaMD 핵심 사업화 KPI 목표치 (단순 예시)

시장성 검증

유료 도입 병원 : 상급종합병원 2 포함 5 확보

세일즈사이클 : 평균 6개월 이내 안착 (초기 12개월 대비 50% 단축)

계약 규모: 병원 연간 반복매출 3천만 달성

제품성 검증

활성 사용률: 도입 병원 일일 시술 건수의 30% 이상 적용

재구매율 : 소모품 재발주율 90%, 이탈률 5% 미만

오류율: 현장 이슈 리포트 1 미만 안정화

수익성 검증

워크플로우 개선: 시술/진단 시간 40% 단축

비용 절감: 병원 운영 비용 연간 5천만 절감 효과 입증

병원 확장: 진료과로 솔루션 추가 도입

* 위의 지표들은 기본적인 참고 기준이며, 기업은 자사의 전략과 개발 단계에 맞게 세부 항목을 조정해야합니다.



3. 투자자 발굴 및 접근 전략: 어떻게 관계를 만들어갈 것인가

이와 더불어 초기 의료기기 스타트업에게는 투자기관을 어떻게 발굴하고, 관계를 어떻게 쌓아갈 것인가도 현실적으로 매우 중요한 과제입니다. 의료기기 분야는 일반 기술기업과는 달리 전문성을 가진 투자기관의 수가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투자자 타겟 리스트를 정교하게 만드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thevc (thevc.kr) 사이트를 참고하면 투자사별로 투자 포트폴리오 리스트를 손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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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vc (
thevc.kr) 사이트를 참고하면 투자사별로 투자 포트폴리오 리스트를 손쉽게 찾아볼 있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요? 첫째, 내 아이템을 이해할 수 있는, 나와 핏이 맞는 심사역을 찾아야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관심 있는 투자사의 포트폴리오를 분석해 유사한 도메인에 투자한 이력이 있는 심사역을 찾아 관계를 쌓는것이 필요합니다. 둘째, 심사역이 공부하는 현장을 공략하는 것도 의미가 있습니다. 이들은 기술 트렌드를 읽기 위해 학회 학술대회나 병원 산학협력 세미나에 참석합니다. 의료 현장의 목소리가 오가는 곳에서 명함을 건네는 것이 훨씬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또한 엑셀러레이터의 딥테크 프로그램 등에서 실무자와 꾸준히 접점을 만드는 것이 장기적으로 큰 도움이 됩니다. 마지막으로 관계 형성의 관점에서 정기적 업데이트가 가장 중요합니다. 의료기기는 개발 주기가 길고 검증 과정이 복잡하기 때문에, 투자자는 기업이 어떤 리스크를 어떻게 해결하고 있는지 지속적으로 알고 싶어 합니다. 분기 또는 반기마다 주요 기술, 임상, 제조 진척 상황 등을 간단한 one-pager로 정리해 공유하면 신뢰를 높일 수 있습니다. 투자 미팅이 잡혔다면, 사전에 해당 투자기관의 포트폴리오, 심사역의 전문 분야, 과거 의료기기 투자 성향을 파악해 맞춤형 내러티브로 미팅을 준비하는 것이 필수입니다. 이러한 준비 과정은 단순 미팅을 ‘관계의 시작’으로 전환 시켜 줄수 있습니다.


4. 의료기기 창업 생태계의 과제: 의료기기 전용 벤처펀드의 필요성 및 해외 사례

또한 이에 맞춰 의료기기 스타트업을 대하는 투자자의 역량도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의료기기 산업은 여러 이해관계자가 서로 복잡하게 얽혀 있는 산업이며, 해당 산업의 구조를 깊이 이해하고 제품 상용화 과정에서 발생할 리스크를 함께 해결할 수 있는 투자자가 필요합니다. 그러나 대한민국에는 이러한 전방위적 전문성을 갖춘 의료기기 전문 투자자가 많지 않다는 것도 현실입니다. 국내 의료기기 기업들은 기술 경쟁력이 뒤처지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초기 사업화 단계에서 겪는 시행착오가 반복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의료기기 산업 특성을 깊이 이해하고 초기 단계에서부터 실질적인 지원을 제공할 수 있는 의료기기 전용 펀드의 필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벤처펀드가 구축된다면 기술의 기초 단계부터 인허가 전략, 글로벌 진출, 제조 파트너십, 병원 네트워크 연계까지, 의료기기 기업이 필요한 전주기 지원이 제공될 수 있습니다.

가까운 일본은 오래전부터 이미 의료기기 특화 벤처펀드를 통해 산업의 생태계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일본의 메드벤처파트너스(MedVenture Partners)는 일본 정부 주도로 설립된 의료기기 전문 벤처캐피탈로서 산업혁신기구(INCJ)의 정책 자금과 테루모, 미즈호 은행 등 민간 자본이 결합된 성공적인 벤처펀드 사례로 뽑힙니다. 일본의 기술 역량과 글로벌 니즈를 결합하여 의료기기 벤처를 육성한다는 투자 철학으로 운영하여, 일본 의료기기 기업에 특화된 전주기 투자 모델을 구축했습니다. 특히 단순 투자를 넘어 FDA 인허가 자문과 글로벌 파트너 발굴까지 직접 수행하는 밀착형 지원을 통해, 다수의 일본 벤처가 미국 시장 진출 및 대기업 M&A에 성공하며 산업 생태계의 선순환을 입증했습니다.


5. 결론

한국 의료기기 산업의 잠재력은 이미 충분히 검증되어 왔습니다. 결국 초기 의료기기 스타트업이 투자 유치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규제 전략과 임상근거, 제조 기반, 초기 시장 진입 모델까지 체계적으로 준비해야 할 뿐 아니라, 이러한 과정을 실질적으로 지원할 전문 투자기관과 의료기기 특화 전용 벤처펀드가 함께하는 생태계의 기반 조성이 필요합니다. 우리 대한민국은 '글로벌 제약산업 육성 펀드'를 통해 바이오·제약 산업의 퀀텀 점프를 이뤄냈습니다. 당시 조성된 펀드는 신약 개발 벤처들에 큰 마중물이 되어주었고, 그 결과 대규모 기술 수출과 글로벌 바이오 기업이 만들어졌습니다. 이러한 구조적 지원이 의료기기산업에도 마련된다면, 대한민국의 의료기기 산업은 지속 가능한 성장과 미래 경쟁력을 계속해서 확보해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