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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개발을 위한 일본인들의 작지만 꾸준한 절실함

신약개발을 위한 일본인들의 작지만 꾸준한 절실함 : 작성자, 카테고리, 작성일, 조회수, 원문,출처, 정보 제공
작성자 관리자 카테고리 전문가 인사이트
작성일 2015-06-01 조회수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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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 과학에 대한 흥미를 구체화하기 위해 국내에서 다소 생소했던 전기생리학을 시작할 즈음, 신약개발이라는 과제는 저에게는 아주 생소한 분야였습니다



신약개발을 위한
일본인들의 작지만 꾸준한 절실함

경력사항
  • 2006~현재 Max-Planck Institute for Experimental Medicine, Independent
    Research Group Leader
  • 現 한국보건산업진흥원 GPKOL 위원(임상 분야)
학력사항
  • 1993-1996 Kyushu Univ., School of Medicine, Neuroscience PhD
  • 1983-1992 Sogang Univ., Neuroscience, BS/MS
전문가
이정섭
Max-Planck Institute for
Experimental Medicine
자문위원
뇌 과학에 대한 흥미를 구체화하기 위해 국내에서 다소 생소했던 전기생리학을 시작할 즈음, 신약개발이라는 과제는 저에게는 아주 생소한 분야였습니다. 그것은 화학물질의 이해를 기본으로 하는 분야이므로 약학이나 혹은 생화학분야에서 연구되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저를 지배하고 있었습니다. 물론, 신경세포에서 신호전달을 위해 여러 화학물질이 존재한다는 것이 조금씩 알려지기 시작하였으나, 전기생리학에서 가장 중점을 두었던 것은 신경전달신호를 정확히 측정하는 것이었습니다. 그 이유는 뉴론에서 신경전달의 속도는 천분에 1초 단위이기 때문에 정확한 측정 없이는 그 신호의 의미를 알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그 측정된 신호의 생물학적 의미 및 예상 활동을 위해 생물리학을 이용한 계산 및 모델링을 하던 시절이었습니다.
제가 처음으로 신약개발에 대한 호기심을 갖은 계기는 Small Cardioactive Peptides (SCP) 라는 물질 때문이었습니다. 구성은 몇 개의 아미노산으로 (Phe-Met-Arg-Phe-NH2)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높은 온도에서도 상당히 안정하여 추출이 용이 하였습니다. 최초로 이물질은 조개의 한 종류인Macrocallista nimbosa에서 추출하였으며, 그 이후  연체동물중 하나인 달팽이 (Lymnaea stagnalis 그리고 Limax maximus 등) 에서도 발견되었습니다. 제가 전기생리학을 시작할 무렵 한국에서는 포유동물 즉 mouse 혹은 rat을 한국에서 직접 구입하기가 어려워 대신에 직접 버섯 농장 이나 산에서 채취한 민달팽이 (Incilaria fruhstorferi) 로 전기생리학 실험을 수행 하였습니다. 그래서 저도 이 한국산 민달팽이에도  그 SCP가 존재하는지 확인하고자, 추출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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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도하였습니다. 포유동물의 뇌와는 다르게 달팽이의 경우 몇개의 분리된 ganglion들이 식도를 중심으로 분리되어 환형을 이루고 있는것이 특징입니다. 그리고 각각의 ganglion 은 각각의 달팽이 내부의 여러기관 및 서로 다른 근육을 조절합니다. 심장박동은 ganglion들 중 cereberal ganglion 를 통해서 조절합니다. 하지만 흥미롭게도 SCP는 섭식을 조절하는 buccal ganlion에서 추출하였습니다.
그 당시 아미노산의 서열을 알아보기는 간단한 일이 아니었지만, 이미 알려져 있고 아주 짧은 서열이어서 추출된 SCP가 지금까지 알려진SCP와 동일하였습니다. 이 추출된SCP의 효능을 직적 확인하기 위해 살아 있는 민달팽이의 심장에 투여하였습니다. 그 결과, 놀랍게도 심장 박동수가 농도에 따라 증가하였습니다. 즉, 단지 4개의 아미노산으로 이루어진 펩타이드가 심장박동을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이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이러한 사실들이 생체내에 존재하는 화학물질의 효능을 재 조명함으로서 신약과의 관계를 좀더 심도깊게 생각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 이후 이러한 데이타를 토대로 한국의 몇몇 제약회사와 공동연구를 제안하였습니다. 물론, 그당시 국내의 제약회사는 대부분 외국에서 기술제휴로 자체 개발 및 연구는 생각하지도 못하는 시기였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일련의 결과를 몇몇 제약회사에서 발표를 하여 공동연구를 의뢰하려 하였지만 상당히 소극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우선 이SCP의 효능은 우선 민달팽이에서 실험한것이므로 인간에 직접 확인하기는 쉽지 않다고 (?), 그래서 연구할 가치 혹은 지지해줄 근거가 상당히 떨어진다고 하였습니다. 그당시 굉장히 억울하고, 그런 답답한 태도에 조금 분노하였습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아니 그 회사들의 상태를 조금 구체적으로 알았더라면, 그들의 태도를 조금이나마 이해 할 수도 있었을것 입니다. 참고적으로 이 물질은 그 이후 다른 나라에서 아미노산의 첫 번째 알파벳을 따서, “FMRF amide”라고 불리우면서 하등동물인 곤충, 환형동물, 선형동물, 연체동물 등에서 심장박동 이외에도 신경세포의 조절의 의한 혈압 및 섭식행동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이 발표되었습니다. 그리고 포유동물에서는 그 물질이 생체내 존재하는opioid receptor에 영향을 줌으로써,  “pain controlling system”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연구가 알려져 있습니다. 이와 같은 일련의 논문들을 접하면서 그 당시 조금만 국내 제약회사에서 조금만 흥미를 가졌으면 하는 아쉬움이 지금도 남아 있습니다.
석사 후 “Patch Clamp” 라는 다른 종류의 전기생리학 기술을 배우기 위해 일본으로 박사과정을 위해 유학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 기술은 그 당시 상당히 신기술로서 그것을 이용하면 좀더 정확하고 자세히 신경전달 신호를 측정할 수 있습니다. 물론 그 당시 국내에는 이것을 위한 기자재가 없었으며, 그 효용성도 알려져 있지 않았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렇게 귀하게 생각한 그 기계가 일본에서는 전기생리학을 하는 모든 실험실에 보편적으로 보급되어 있었으며, 심지어는 각 실험실에 몇 개씩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유학해서 제가 받은 인상은 생각보다 측정기계 및 분자생물학과 생화학 상당히 발달한 나라라는 것이었습니다. 그 발달된 기술로 생체내의 화학물질들 혹은 합성된 화학물질이 신경세포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가 상당히 진행되어 있었습니다.
제가 박사학위를 시작한 실험실은 약학과 출신의 지도 교수님께서 쥐의 뇌를 구성하고 있는 신경세포를 효소로 분리하여 약리학적 효과를 보는 것이 주된 목적이었습니다. 효소로 분리된 뉴론의 경우 뉴론과 뉴론이 마주 닿은 부분인 시냅스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이러한 뉴론들은 뉴론들 끼리 서로 정보를 교환하는 현상은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뉴론의 막에 존재하는 receptor-channel 연구에는 편리한 시스템입니다. 그래서 그 당시 실험실에서는 아주 많은 종류의 자연적, 혹은 인공적인 화학물질을 뉴론에 처리하여 여러종류의 신경전달물질들 (Glutamate, GABA, 5-HT, Histamine 등)의 receptor-channel 활동 변화를 측정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반복적인 일을 되풀이 하다 보니, 그 당시 실험실 사람들끼리 우수게 소리로 이 실험실은 한마디로 요약을 하면 “The effect of ? on ?” 이라고 하였습니다. 우선 첫번째 "?"은 화학물질의 종류이고, 두번째 "?"는 뇌의 부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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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실험들을 하면서 제가 느낀것은 신약개발은 갑자기 새로운 물질을 자연에서 찾아내거나, 혹은 새롭게 합성하여 만드는 물질이 아니라 오히려 지금까지 알려진 물질중 그 효능을 좀 더 구체적이고 자세히 밝히는 것이 그 바탕이 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저희가 전기생리학 실험을 할때, 세포의 전류는 전압을 측정하기 위해 직경이 약 1-2 마이크로 미터로 된 유리로 된 electrode 안에 세포막의 일부분을 negative pressure를 이용하여 삽입 후 파열합니다. 이때electrode 안을 채우고 있는 내액이 뉴론으로 확산을 통해서 퍼지게 되며, 세포내에 존재하는 효소나 중요한 단백질들 그리고 세포내 기관들이 사라 지거나 그 기능이 약화되게 됩니다. 이것을 막아 주기 위해 전혀 다른 화학물질을 이용하였는데 일반적으로 사상균 혹은 효모균 감염을 치료하기 위해 사용되는 Nystatin
이나 Gramcidin을 사용합니다. 그 이유는 이 물질들이 세포막에 약 4 Å 정도의 구멍을 뚫어 균을 죽이게 됩니다. 이러한 특징을 이용하여, 그물질들을electrode 안에 투여한 후 기다리면 세포막을 파괴하지 않고도4 Å 정도의 구멍를 형성하게 되며, 그4 Å 정도 크기는 약 1가 이온들만이 (Na+, K+, Cl- 등 ) 통과 할 수 있는 크기로 2가 이온 즉 Ca2+ 이나 Mg+ 등은 통과할 수 없기 때문에 4 Å 크기를 통해서 전기를 측정할 수 있게 됩니다.
Gramcidin의 경우Nystatin의 성질과 비슷하지만 다른 점이 있다면 음전하 인Cl-가 통과 못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그래서 세포의 발달 혹은 특별한 상황 (ischemia와 같은)에 따른 세포내의Cl-의 농도 변화를 직접 측정할 수 있습니다. 이것들을 perforated patch clamp technique라고 합니다. 그러므로 세포내에 존재하는 단백질들, 기관들은 항상 그 상태로 존재하면서 저희들은 전기신호를 측정할 수 있게 됩니다. 즉, 연구시,  이차전달물질이나 세포내 효소 (phosphorylation 을 조절하는 효소등 ) 를 통한receptor-channel 혹은 voltage-dependent-channel들의 조절을 직접 살아 있는 상태에서 활동의 측정할 수 있습니다. 즉, 신경세포 내의 signal transduction을 신경세포에서 시간별로 그 특징을 보여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기술은 이론과는 달리 배우는데 시간과 끈기가 필요하며, 측정할 수 있다 하더라도 그전까지 상당히 오랫동안 기다려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어 그 당시 유럽이나 미국에서는 별로 유행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 기술의 장점들을 이용하여 일본제약회사에서 개발된 신약들을 실험실에서 뉴론에 미치는 영향 및 그기능을 밝히기 위해 여러 종류의 실험을 하였습니다.  처음에는 학위를 위한 실험도 아니고 단지 귀찮은 일이라고 치부하였습니다. 왜냐하면, 일년에 약 5-10건 정도였기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여기에 대한 강하게 항의하지 않았던 이유는, 이러한 약물실험 시, 뇌의 부위별로 다른 종류의 실험을 모든 실험실 사람들이 동시다발적으로 한다는 것입니다. 즉, 각자 프로젝트의 실험에 준하여 약물의 효능을 보기 때문에 실험자체는 그리 어려운 작업이 아니었으며 시간도 새로운 약물당 3일정도 소요되었습니다.  물론 그 약물의 정보는 모두 비밀로 붙쳐셨으며, 저희의 실험 데이타를 모아 보내주거나 실무진 앞에서 발표한 후, 계속해서 실험을 이어질 것인지를 결정하였습니다.
이와 같은 일들을 겪으면서 전형적인 일본인들의 국민성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아주 “단결력과 바지런하다”는 것입니다. 그들이 일할때 특징은 언제나 같은 속도로 끊임없이 일은 한다는 것입니다.  
그 실험실에서는 제약회사에서 위탁교육을 받고 있는 사람들이 다수 있었습니다.  처음 약 6개월간은 풀 타임으로 다른 학생들이나 교수들과 같이 밤 늦게까지 같이 실험을 하였습니다. 참고로, 정교수들도 아침부터 저녁까지 소홀함 없이 일을 열심히 하였습니다. 물론 이들은 대부분 가정이 있었으며, 이쪽으로 파견을 나온 상태였습니다. 그 이후, 주중에는 회사나 연구소에서 일을 하고, 주말에 다시 찾아와 연구를 계속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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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그들에게 회사에서는 이와 같은 실험을 할 수 없어서 이렇게 와서 교육도 받고 실험을 위탁하느냐고 물어 보았습니다. 그런데 뜻밖에도 그 회사에서도 같은 실험을 할 수 있고 매년 교육을 할때마다 업데트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만에 하나 실수 혹은 그들의 실험실에서 얻은 데이타의 공정성을 위해 이렇게 위탁 실험을 병행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위탁실험을 하는 곳이 분야별로 여러 실험실에서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또한 그들이 저희에게 의뢰하는 약물들은 뇌에 관한 약물도 있지만 신경세포와는 전혀 관계가 없는 약물도 의뢰를 하였습니다. 그 이유는 여러분도 예상하신것과 같이 그 약물의 부작용을 알아보기 위해 약의 효능 실험보다 보다 엄격히 더 많은 시간과 돈을 투자 한다고 합니다.
또 다른 예로 오오츠카라는 회사의 경우,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우리에게는 포카리스웨트로 유명한 회사입니다. 이곳은 제약 회사로 시작을 하였지만, 스포츠드링크로 일약 부자가 된 이 회사는 미래의 사업계획으로 신약개발이라는 그들의 원래의 목표에 도전하였습니다. 그때 일본의 남부 즉, 큐우슈, 오키나와 등을 담당 하던 영업과장이 저희 실험실에 주말마다 와서 실험을 하였습니다. 항상 피곤한 얼굴을 하면서 토요일에 시작하여 일요일까지 밤을 새워가며 실험을 하였습니다. 참고로 저희 실험실은 일년에 약 3일을 쉴수 있어서 매주 그와 같이 실험을 하였습니다. 그때 제가 영업하시는 분이 왜 실험실에서 실험을 하는지 물어 보았습니다. 그의 주된 고객은 의사들이고 그 회사에서 만들어진 약들의 효능을 의사들과 이야기를 할 때 많은 도움이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신약개발을 할때 의사들의 조언을 이해하고 참고할때 실험실에서의 경험이 그 토대가 된다는 것입니다. 신약개발은 그 회사의 연구소에서 만들어 지지만, 어떠한 신약을 만들지, 그것을 만들었다면 검증을 위해 어떻게 어디에 의뢰를 할 지를 영업하는 사람들이 모아온 데이터로 결정이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한가지 더 놀라웠던 그들의 생존 전략은 그 회사가 일본의 버블경제의 붕괴로 어려웠던 시절, 회사의 인원감축을 결정하였을때 “영업부” 와 ”연구소” 인력은 제외한 다른부서 부터 시작하여 결국은 연구소 인력은 단 한 명도 감축되지 않았다고 귀뜸 해 주었습니다. 즉 신약개발에 대한 연구가 회사의 가치를 올리수 있는 어떤것보다 중요하다고 강조를 하는 그를 보면서 한편으로 부러워하던 기억이 있습니다.
신약 개발은 이글의 중간에서도 밝힌 바와 같이 어느날 갑자기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생각합니다. 오랜 시간 동안 꾸준한 투자와 열정이 만드는 결실이 신약개발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저는 여기에 한가지 더 추가 한다면, 절실함이라 생각합니다. 다른일도 마찬가지만 절실함의 기초를 둔 투자와 열정이 그 목표를 다다르는 지름길이라 생각됩니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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